여행노트 #2008년 12월 9일 -2-
나홀로 '쁘띠프랑스'를 다녀오다.
커피를 한 잔(그러고보니 또? 혹시 내 몸 안에는 피 대신 커피가 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사들고 강마에 작업실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쁘띠프랑스 안에 위치한 한식 뷔폐.
사실 배가 좀 고프긴 했는데 혼자 들어가서 외롭게 밥그릇을 비우는 모습이 떠오르자 내 자존심이 배고픔을 꾹꾹~ 짓누르기 시작했다. -_-;; 아참! 가격은 쓰여진대로라면 1인당 9,000원인 듯하다.
그리고 쁘띠프랑스 곳곳에는 '어린왕자' 소설 속 인물들의 조각상과 대사들이 비치되어 있다.
지금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술꾼 아저씨의 대사. 처음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술꾼 아저씨의 대사를 읽고 나서 그냥 이유 없이 슬펐다는 거다. 그건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문제는 좀 처럼 왜 슬픈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사막여우와 그의 주옥 같은 대사들 중 하나. 개인적으로는 어린왕자와 길들인다는 얘기를 나눌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에힝~ 이밖에도 지리학자와 왕의 조각상도 있었으나 따로 사진을 찍지 않았으므로…
다시 '원형 광장' 쪽으로 나가보니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이 커플들이다! 주변의 시선을 이기지 못해 혼자 뻘짓 좀 하다 '쁘띠프랑스'를 찾아온 본연의 목적을 상기시키며 다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내가 써놓고 왜 이렇게 슬픈지…
'STUDIO'라는 간판이 달려있는 이 건물은 '마리오네트 체험관'이다.
건물 안 쪽으로 들어가보니 직접 움직여 볼 수 있는 인형들이 몇 개 걸려 있었다. 생각보다 조작 방법이 어려웠다… 난 그냥 손을 살짝 올려보고 싶었을 뿐이고… 다리가 막 180도로 찢어졌을 뿐이고…
'마리오네트 체험관'을 나와서 계단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타악기 체험관'을 만날 수 있다.
드럼도 드럼이지만 건물 안 쪽으로 참 많은 악기들이 있었다. 직접 쳐보거나 다뤄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는 거!
저 벨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지고 놀다보니 나도 모르게 무엇인가를 연주했다. 아마 징글벨이 아니었나 싶다…-_-;;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꼬마 아이가 신기한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그리고보니 '마리오네트 체험관' 좌측에 'GALLERY'라고 적혀있는 간판의 건물이 있는데 프랑스의 국조인 닭과 관련된 전시물들이 있는 일종의 소규모 화랑? 박물관? 아무튼 그런 곳이다.
귀엽고 예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그 닭의 야리꾸리한 눈빛을 똑같이 묘사해 놓은 조각상이 있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난 조금 무서웠다. -_-;;
다시 '분수 광장' 쪽으로 왔다. 어린왕자 간판 뒤로 보이는 건물은 아주 오래된 오르골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소규모 강당 같은 곳이다.
진심으로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었는데… 끝내 듣지 못했다.
다시 '원형 광장' 쪽으로 나와보니 겨울의 짧은 해가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전통 주택 전시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독특한 나무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실내가 워낙 어둡고 날씨 역시 좋지 못하다보니 금방 똑딱이의 한계가 느껴졌다. 하지만 DSLR을 들고 나왔더라면 너무 거추장스러워서 내 성격 상 제대로 몇 장 찍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쁘띠프랑스'로의 짧은 여행은 막을 내렸다. 중간에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대강당을 촬영하지 못한게 제일 아쉽다. 참고로 대강당은 베바에서 오케스트라의 오디션 장면을 촬영했던 곳이라고 한다.
끝으로 눈이 한 번 내리고 녹았을 때라 그런지 여기저기에서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차라리 눈으로 덮여 있었다면 더 운치있고 멋있었을지도 모르겠다만… 음~ 아니면 날씨 좋은 봄날, 그러니까 한창 꽃이 필 때즈음 한 번 들려보는 것은 어떨까? 굉장히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혹시 본 글에 문제되는 사진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 nice19@nice19.net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